오늘 예비군 4년차 동미참 훈련이 끝났다. 사흘간 예비군 훈련장으로 출퇴근 하는 방식인데, 첫 날은 날씨가 적당히 괜찮아서 훈련 받기 편했고, 둘째 날은 비가 많이 와서 실내 교육을 했으며, 마지막 사흘째 되던 오늘은 조금 더웠지만 훈련 받기에 크게 무리한 날씨는 아니었다.
올해의 훈련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25m 영점 사격에서 6발 모두 표적지 중앙에 명중 시켰다는 점이다. 지난해에는 단 한 발도 표적지에 안 맞았는데, 아무런 특기도 없는 소총수 보병이 총을 제대로 못 쏘니 난 빵점 짜리 병역 자원이었던 셈이지. 이제 한 30점 정도로 올라갔다고 할 수 있으려나?
무엇보다도 기쁜 것은 이렇게 연이어 사흘간 출퇴근 하는 동미참 훈련이 올해로 마지막이라는 것이다. 내년 부터는 봄과 가을에 향방작계 훈련을 하고, 그 외에 하루만 훈련장에 가서 훈련을 받으면 된다. 게다가 지금처럼 무더운 장마철이나 한 여름에 가는 것이 아니라 날씨 좋은 봄날에 가기 때문에 훨씬 유리한 조건에서 훈련을 받을 수 있다.
시원한 맥주 한잔이라도 마시며 자축하고 싶지만, 커피를 조금 섞은 우유 한 잔으로 대신 한다.
PS. 늘 생각하는 일이지만, 참으로 신기한 것이 군복만 입으면 사람이 180도 달라진다. 하루 종일 졸리고, 몸은 천근 만근으로 무거워지고, 매사가 귀찮아지고, 땅바닥이든 풀밭이든 아무데나 드러 눕게 된다. 물론 난 옷이 더러워질까봐, 눕기는 커녕 아무데나 앉지도 않지만 말입니다. (말투는 또 왜 이래?) 심지어 함께 훈련 받은 김** 박사는 군복만 입으면 모든 여자들이 다 예뻐 보인다고까지...
Wednesday, July 15, 2009
Tuesday, July 14, 2009
Saturday, July 11, 2009
맞춤 양복을 입어본 소감
오늘 양복점에 가서 옷을 한번 입어봤다.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실로 직접 떠 주신 옷 이외에는 내 몸에 딱 맞춰서 만들어진 옷을 처음 입어본다. 먼저 바지를 입어 봤을 때에는 별다른 느낌이 없었는데, 위에 재킷을 입어보니 지금까지 내가 입었던 양복과는 느낌이 확연히 달랐다. 내가 갖고 있는 기성복들은 어깨만 내 몸에 맞고 팔이 길거나, 옷의 품이 크거나, 옷이 너무 길어서 내 동생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빠 양복을 입고 나온 어린 아들”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내게 딱 맞춰진 옷을 입어보니 양복도 이렇게 근사한 옷맵시가 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아쉽게도 바지의 밑단이 너무 좁아 발목 근처에서 옷이 매끈하게 떨어지지 않고 와이셔츠의 깃도 엉뚱한 것이 부착된 문제점들이 있어서 옷을 수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마 다음 주말은 되어야 옷을 집에 가져올 수 있을 듯 하다. 아직 100% 완벽한 옷은 아니었지만, 상당히 만족스럽다. 옷의 품질이 괜찮다고 판단되면 남의 옷 걸쳐 입는 느낌의 기성복들은 정리하고 두어벌 정도 더 맞출까 생각 중이다.
아쉽게도 바지의 밑단이 너무 좁아 발목 근처에서 옷이 매끈하게 떨어지지 않고 와이셔츠의 깃도 엉뚱한 것이 부착된 문제점들이 있어서 옷을 수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마 다음 주말은 되어야 옷을 집에 가져올 수 있을 듯 하다. 아직 100% 완벽한 옷은 아니었지만, 상당히 만족스럽다. 옷의 품질이 괜찮다고 판단되면 남의 옷 걸쳐 입는 느낌의 기성복들은 정리하고 두어벌 정도 더 맞출까 생각 중이다.
Thursday, July 09, 2009
호우 속에 다녀온 충남 당진 출장
오늘 중부 지방에 호우 경보까지 내려질 만큼 비가 많이 왔는데, 충남 당진에 있는 전기자동차 업체에 기술 협력안에 대하여 논의하기 위한 출장을 다녀왔다. 미팅이 오후 2시로 예정되어 있었기에 회사에서 12시에 출발하려 했으나, 비가 많이 내리기 때문에 도로가 혼잡할 것 같아서 출발 시각을 30분 앞당기기로 했었다. 그런데 출발 시각 즈음해서 오늘 미팅이 취소될지 모른다는 연락이 왔었고 그로 인해 잠시 동안의 혼란이 생겨 결국 12시에 서둘러 출발하게 되었다.
예상대로 서울 시내 도로는 많이 혼잡했고, 외곽으로 나가도 비가 많이 내려 차들이 속도를 별로 높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시간이 촉박하여 부지런히 차를 몰아 당진까지 갔으나, 결과적으로 30여분 늦게 업체에 도착했기 때문에 예정대로 11시 30분에 출발했더라면 딱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하필이면 오늘 그 업체에도 이런 저런 일이 많아서 함께 의논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었는데, 다행스럽게도 그쪽 연구소장님께서 시원 시원하게 우리의 제안을 받아 들이셔서 이야기는 좋은 결론으로 마무리 되었다.
올라오는 길에는 서해에서 일출을 볼 수 있다는 왜목마을에 들러 조개구이와 칼국수를 먹으며 우리팀의 효과적인 연구 수행과 원활한 의사 소통을 위한 이야기를 나눴다. 원래의 예정에는 없었으나 간만에 시원한 바다 바람을 맞으며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가진 것이다. 그 무렵 비도 그쳐서 귀경길 운전은 비교적 수월했다. 비가 그친 후의 맑은 하늘과 깨끗한 시정에 기분까지 상쾌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당진에 내려갈 때에는 시간에 쫓기며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쏟아지는 비를 뚫고 운전 하느라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했었다. 그리 먼 거리를 다녀온 것도 아닌데 뒷목과 양 어깨가 뻐근하고 무척이나 피곤하다.
PS. 당진에 내려가는 길에 반포대교를 건너기 위하여 두무개길을 지나는 도중 흰색 경트럭 탑차가 하나 길에 나뒹굴고 있었다. 차가 완전히 뒤집어져 있어서 운전자가 크게 다쳤을 것이라는 걱정이 들었는데, 다행스럽게도 다친 사람은 아무도 없는 듯 했다. 왜냐하면, 그 사고 현장에서 2-30여 미터 떨어진 전방에는 나뒹굴고 있는 경트럭과 똑같은 차들을 여러 대 싣고 있는 대형 운반차가 세 대 정차해 있었기 때문이다. 제일 마지막에 서 있는 차에는 예상대로 이빨이 하나 빠져 있었다. 운송업자는 멀쩡한 차를 한 대 망쳐 버렸지만, 국내 최고가를 지향하는 H사의 “어이쿠스”를 흘린 것이 아니라는 점에 위안을 삼아야 할까? 얼마 전 외국에서는 좀 더 심한 경우도 있었는데, Mazda에서 생산한 승용차들을 일본에서 싣고 미국으로 향하던 차량 운반선이 도중에 옆으로 누워 버리는 바람에 그 배에 싣고 있던 차들이 몽땅 고철로 폐기 되었던 일도 있었다. 아무튼, 오늘 목격한 사고는 사람이 다치지 않은 듯 하여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 듯 싶다.
예상대로 서울 시내 도로는 많이 혼잡했고, 외곽으로 나가도 비가 많이 내려 차들이 속도를 별로 높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시간이 촉박하여 부지런히 차를 몰아 당진까지 갔으나, 결과적으로 30여분 늦게 업체에 도착했기 때문에 예정대로 11시 30분에 출발했더라면 딱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하필이면 오늘 그 업체에도 이런 저런 일이 많아서 함께 의논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었는데, 다행스럽게도 그쪽 연구소장님께서 시원 시원하게 우리의 제안을 받아 들이셔서 이야기는 좋은 결론으로 마무리 되었다.
올라오는 길에는 서해에서 일출을 볼 수 있다는 왜목마을에 들러 조개구이와 칼국수를 먹으며 우리팀의 효과적인 연구 수행과 원활한 의사 소통을 위한 이야기를 나눴다. 원래의 예정에는 없었으나 간만에 시원한 바다 바람을 맞으며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가진 것이다. 그 무렵 비도 그쳐서 귀경길 운전은 비교적 수월했다. 비가 그친 후의 맑은 하늘과 깨끗한 시정에 기분까지 상쾌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당진에 내려갈 때에는 시간에 쫓기며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쏟아지는 비를 뚫고 운전 하느라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했었다. 그리 먼 거리를 다녀온 것도 아닌데 뒷목과 양 어깨가 뻐근하고 무척이나 피곤하다.
PS. 당진에 내려가는 길에 반포대교를 건너기 위하여 두무개길을 지나는 도중 흰색 경트럭 탑차가 하나 길에 나뒹굴고 있었다. 차가 완전히 뒤집어져 있어서 운전자가 크게 다쳤을 것이라는 걱정이 들었는데, 다행스럽게도 다친 사람은 아무도 없는 듯 했다. 왜냐하면, 그 사고 현장에서 2-30여 미터 떨어진 전방에는 나뒹굴고 있는 경트럭과 똑같은 차들을 여러 대 싣고 있는 대형 운반차가 세 대 정차해 있었기 때문이다. 제일 마지막에 서 있는 차에는 예상대로 이빨이 하나 빠져 있었다. 운송업자는 멀쩡한 차를 한 대 망쳐 버렸지만, 국내 최고가를 지향하는 H사의 “어이쿠스”를 흘린 것이 아니라는 점에 위안을 삼아야 할까? 얼마 전 외국에서는 좀 더 심한 경우도 있었는데, Mazda에서 생산한 승용차들을 일본에서 싣고 미국으로 향하던 차량 운반선이 도중에 옆으로 누워 버리는 바람에 그 배에 싣고 있던 차들이 몽땅 고철로 폐기 되었던 일도 있었다. 아무튼, 오늘 목격한 사고는 사람이 다치지 않은 듯 하여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 듯 싶다.
Wednesday, July 08, 2009
OmniGraphSketcher
오늘 회사의 우리 연구팀을 대상으로 Kalman filter에 대한 세미나를 했다. Kalman filter는 기계나 전자 분야에서 일하는 엔지니어 뿐만 아니라, mathematical finance, computational biology 등 이공계의 폭넓은 분야에서 많이 쓰는 tool이다. 그러나 Kalman filter의 기본 원리나 그것을 적용하기 위해 필요한 전제 조건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무턱대고 아무 문제에나 Kalman filter를 적용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보아 왔다. 따라서 오늘은 팀 세미나 시간을 이용하여 Kalman filter의 원리와 개념, 기본 전제 조건들을 소개하고 싶었다.
발표 자료를 만들던 중, 간단하지만 깔끔한 그래프를 그릴 필요가 있었다. Excel이나 Matlab, 또는 gnuplot 등을 이용하여 적절한 수치를 입력하고 그래프를 plot 하는 방법이 일반적이지만, 난 좀 더 간편하게 그래프를 직관적으로, 하지만 정확하고 예쁘게 “그리고” 싶었다. 즉 plotting이 아니라 drawing 또는 sketching을 하고 싶었다는 말이다.
Q. 이럴 때 간편하게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A. OmniGraphSketcher!
OmniGraphSketcher는 수치 자료를 가져와서 정확한 plot을 그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vector drawing software를 쓰듯 그래프를 직접 그릴 수도 있다. 결과물의 품질도 아주 좋아서 발표 자료를 만들거나 문서에 넣을 그래프를 그리는데 제격이다. 사용 편의성은 OmniGroup의 다른 software들과 마찬가지로 두말할 필요 없이 우수하다. 잠깐 여유가 있다면 OmniGraphSketcher의 홈페이지에서 screencast들을 살펴보기 바란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OmniGraphSketcher는 open beta test를 할 때부터 정식 버전이 출시되면 구입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마침 얼마 전에 1.0 버전이 출시되었고, 오늘 필요한 작업이 있어서 망설임 없이 구입했다. 그리고는 5분만에 내가 필요로 하는 그림을 뚝딱 그려냈다. 바로 이런 것을 두고 “우수한 software”라는 말이 생겨났을 것이다.
발표 자료를 만들던 중, 간단하지만 깔끔한 그래프를 그릴 필요가 있었다. Excel이나 Matlab, 또는 gnuplot 등을 이용하여 적절한 수치를 입력하고 그래프를 plot 하는 방법이 일반적이지만, 난 좀 더 간편하게 그래프를 직관적으로, 하지만 정확하고 예쁘게 “그리고” 싶었다. 즉 plotting이 아니라 drawing 또는 sketching을 하고 싶었다는 말이다.
Q. 이럴 때 간편하게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A. OmniGraphSketcher!
OmniGraphSketcher는 수치 자료를 가져와서 정확한 plot을 그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vector drawing software를 쓰듯 그래프를 직접 그릴 수도 있다. 결과물의 품질도 아주 좋아서 발표 자료를 만들거나 문서에 넣을 그래프를 그리는데 제격이다. 사용 편의성은 OmniGroup의 다른 software들과 마찬가지로 두말할 필요 없이 우수하다. 잠깐 여유가 있다면 OmniGraphSketcher의 홈페이지에서 screencast들을 살펴보기 바란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OmniGraphSketcher는 open beta test를 할 때부터 정식 버전이 출시되면 구입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마침 얼마 전에 1.0 버전이 출시되었고, 오늘 필요한 작업이 있어서 망설임 없이 구입했다. 그리고는 5분만에 내가 필요로 하는 그림을 뚝딱 그려냈다. 바로 이런 것을 두고 “우수한 software”라는 말이 생겨났을 것이다.
Saturday, July 04, 2009
어제의 이런 저런 일들
1.
어제 강남역 사거리에 갔다가 헌혈의 집이 있기에 잠깐 들렀다. 지난 2월이었나? 면허증을 갱신하러 강서 운전 면허 시험장에 갔다가 거기 있던 헌혈버스에서 헌혈을 했었고, 보통 3개월 이후에 또 헌혈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저께 머리가 좀 아파서 먹은 아스피린 때문에 몇 가지 질문에 추가적인 대답과 서명을 했었고, 더블백 이라는 조금 다른 종류의 컨테이너에 혈액을 담아야 했었다.
문진 하시는 분이 헌혈 회원 가입을 권유하셔서 그것도 했다. 정기적으로 때가 되면 헌혈 하라는 안내를 해 주고, 일년에 한번 혈액 검사도 해 준다고 했다. 사실 회사에서 매년 건강검진을 받기 때문에 별도의 혈액 검사가 필요할 것 같지는 않았으나 술도 잘 안 먹고, 담배도 안 피우고, 몸에 별다른 질병도 없는 사람이 헌혈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서 가입했다.
그 덕분인지 어제는 헌혈 후 기념품을 두가지 고를 수 있다고 했다. 난 샴푸, 컨디셔닝 린스, 바디 샤워용품, 세안용 폼, 치약, 치솔, 면도기까지 들어 있는 여행용 세트라는 것과 핸드 크림, 썬 블락, BB 크림이 들어 있는 세트를 골랐다. BB 크림이 무엇인지는 집에 와서 어머니께 여쭤봐서 들었는데 지금은 잊어 버렸다. 여행용 세트는 조만간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 무척 유용하게 쓸 수 있겠다.
2.
헌혈 후, 회사가 강남역 사거리에 있는 초등학교 동창 친구를 만났다.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에 다니는데, 원래 미국에서 건축 설계일을 오랫동안 하다가 귀국한 친구라서 지금의 생소한 회사일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았다. 일도 바빠서 아침 일찍 출근, 저녁 늦게 퇴근하는데다가 집이 멀어서 더 힘든 모양이다. 얼굴 표정에 피로와 회사 분위기에 대한 불만이 가득했다.
아마 한 2년전 까지 나의 표정도 그랬으리라. 회사 분위기나 하는 일은 마음에 안 들고 통근 거리가 멀어 늘 피곤해 했으니 말이다. 여전히 통근 거리는 변함 없지만 회사 일에 재미를 붙이고 작은 재미라도 찾아내는 요즘은 훨씬 편안한 마음으로 일을 하는 중이다. 무엇보다도, 이것이 나의 길이라는 생각을 한 뒤로는 좀 더 열심히, 적극적으로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3.
강남역에서 9800번 삼화고속 버스를 타면 우리집 앞에 내리는데 사람들이 많이 타는 편이다. 평소 늦은 시각 퇴근길에 경인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대부분의 삼화고속 버스들이 사람들을 통로에까지 가득 선채로 태우고 있는 모습을 본다. 그 때문에 어제는 강남역 사거리 직전의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서 여유롭게 운전석 바로 뒤의 좌석을 하나 차지하고 있었다. 버스가 인천까지 가기 때문에 경인고속도로를 빠져 나와 부천에서 바로 내리는 나는 버스의 앞쪽 좌석에 앉아야 한다.
그런데 조금 있으니 강남 고속버스 터미날에서 배가 불룩한 임산부가 탄다. 이미 통로까지 사람들이 가득 서 있을 정도로 빈 좌석이 없어서 내가 일어섰다. 작은 것이지만 누군가를 위해 무엇을 한다는 것은 참 뿌듯한 일이다.
어제 강남역 사거리에 갔다가 헌혈의 집이 있기에 잠깐 들렀다. 지난 2월이었나? 면허증을 갱신하러 강서 운전 면허 시험장에 갔다가 거기 있던 헌혈버스에서 헌혈을 했었고, 보통 3개월 이후에 또 헌혈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저께 머리가 좀 아파서 먹은 아스피린 때문에 몇 가지 질문에 추가적인 대답과 서명을 했었고, 더블백 이라는 조금 다른 종류의 컨테이너에 혈액을 담아야 했었다.
문진 하시는 분이 헌혈 회원 가입을 권유하셔서 그것도 했다. 정기적으로 때가 되면 헌혈 하라는 안내를 해 주고, 일년에 한번 혈액 검사도 해 준다고 했다. 사실 회사에서 매년 건강검진을 받기 때문에 별도의 혈액 검사가 필요할 것 같지는 않았으나 술도 잘 안 먹고, 담배도 안 피우고, 몸에 별다른 질병도 없는 사람이 헌혈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서 가입했다.
그 덕분인지 어제는 헌혈 후 기념품을 두가지 고를 수 있다고 했다. 난 샴푸, 컨디셔닝 린스, 바디 샤워용품, 세안용 폼, 치약, 치솔, 면도기까지 들어 있는 여행용 세트라는 것과 핸드 크림, 썬 블락, BB 크림이 들어 있는 세트를 골랐다. BB 크림이 무엇인지는 집에 와서 어머니께 여쭤봐서 들었는데 지금은 잊어 버렸다. 여행용 세트는 조만간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 무척 유용하게 쓸 수 있겠다.
2.
헌혈 후, 회사가 강남역 사거리에 있는 초등학교 동창 친구를 만났다.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에 다니는데, 원래 미국에서 건축 설계일을 오랫동안 하다가 귀국한 친구라서 지금의 생소한 회사일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았다. 일도 바빠서 아침 일찍 출근, 저녁 늦게 퇴근하는데다가 집이 멀어서 더 힘든 모양이다. 얼굴 표정에 피로와 회사 분위기에 대한 불만이 가득했다.
아마 한 2년전 까지 나의 표정도 그랬으리라. 회사 분위기나 하는 일은 마음에 안 들고 통근 거리가 멀어 늘 피곤해 했으니 말이다. 여전히 통근 거리는 변함 없지만 회사 일에 재미를 붙이고 작은 재미라도 찾아내는 요즘은 훨씬 편안한 마음으로 일을 하는 중이다. 무엇보다도, 이것이 나의 길이라는 생각을 한 뒤로는 좀 더 열심히, 적극적으로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3.
강남역에서 9800번 삼화고속 버스를 타면 우리집 앞에 내리는데 사람들이 많이 타는 편이다. 평소 늦은 시각 퇴근길에 경인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대부분의 삼화고속 버스들이 사람들을 통로에까지 가득 선채로 태우고 있는 모습을 본다. 그 때문에 어제는 강남역 사거리 직전의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서 여유롭게 운전석 바로 뒤의 좌석을 하나 차지하고 있었다. 버스가 인천까지 가기 때문에 경인고속도로를 빠져 나와 부천에서 바로 내리는 나는 버스의 앞쪽 좌석에 앉아야 한다.
그런데 조금 있으니 강남 고속버스 터미날에서 배가 불룩한 임산부가 탄다. 이미 통로까지 사람들이 가득 서 있을 정도로 빈 좌석이 없어서 내가 일어섰다. 작은 것이지만 누군가를 위해 무엇을 한다는 것은 참 뿌듯한 일이다.
Thursday, July 02, 2009
맞춤 양복
오늘 생애 처음으로 양복을 맞췄다.
나는 나와 비슷한 체격이나 키의 다른 남성들에 비하여 어깨가 넓은 편이라 기성복을 고를 때에는 늘 애를 많이 먹곤 했었다. 어깨에 맞는 옷을 고르면 소매가 길거나 품이 너무 크고, 팔 길이나 품을 맞추면 옷의 어깨가 좁기 때문이다. 마침 겨울 양복이 필요한데, 일년 중 이 시기에는 매장에서 겨울 양복을 살 수가 없기 때문에 한 벌 맞추기로 했다.
소공동에 나가면 지금도 직접 손으로 만든다는 양복점들이 있는데, 그런 곳은 옷에 정성이 많이 들어가 있고 소위 말하는 장인들의 실력이 드러나기도 하겠지만, 가격이 무척 비싸기에 양복을 잘 입지 않는 내가 선뜻 구입할 만한 제품은 아니다. 내가 다니는 스포츠센터에서 근무하는 전직 프로 농구 선수는 체격이 커서 옷을 늘 맞춰 입는다고 한다. 그 사람이 집 근처의 괜찮아 보이는 양복점을 소개해서 오늘 한 벌 맞추고 왔다. 그 양복점은 그 곳에서 직접 수공으로 옷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치수만 잰 다음 다른 곳에서 하청으로 옷을 만들어 온다고 한다. 그 덕분에 가격도 웬만한 기성복 수준을 넘지 않는다.
적당한 가격에 내 몸에 딱 맞춰 만든 옷을 장만한다는 사실에 기분이 매우 좋다. 한 일주일 정도 후에 실제로 어떤 옷이 만들어져 나올지 기대된다.
나는 나와 비슷한 체격이나 키의 다른 남성들에 비하여 어깨가 넓은 편이라 기성복을 고를 때에는 늘 애를 많이 먹곤 했었다. 어깨에 맞는 옷을 고르면 소매가 길거나 품이 너무 크고, 팔 길이나 품을 맞추면 옷의 어깨가 좁기 때문이다. 마침 겨울 양복이 필요한데, 일년 중 이 시기에는 매장에서 겨울 양복을 살 수가 없기 때문에 한 벌 맞추기로 했다.
소공동에 나가면 지금도 직접 손으로 만든다는 양복점들이 있는데, 그런 곳은 옷에 정성이 많이 들어가 있고 소위 말하는 장인들의 실력이 드러나기도 하겠지만, 가격이 무척 비싸기에 양복을 잘 입지 않는 내가 선뜻 구입할 만한 제품은 아니다. 내가 다니는 스포츠센터에서 근무하는 전직 프로 농구 선수는 체격이 커서 옷을 늘 맞춰 입는다고 한다. 그 사람이 집 근처의 괜찮아 보이는 양복점을 소개해서 오늘 한 벌 맞추고 왔다. 그 양복점은 그 곳에서 직접 수공으로 옷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치수만 잰 다음 다른 곳에서 하청으로 옷을 만들어 온다고 한다. 그 덕분에 가격도 웬만한 기성복 수준을 넘지 않는다.
적당한 가격에 내 몸에 딱 맞춰 만든 옷을 장만한다는 사실에 기분이 매우 좋다. 한 일주일 정도 후에 실제로 어떤 옷이 만들어져 나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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